춘란의 배양법

예의 의미

saraesil 2006. 9. 9. 14:19

예의 의미 

 유황종

 

 일경구화

 

예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 보자. 예는 원예적 가치가 있는 품종일 경우에 한해서 예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각각의 원예 가치를 가진 품종 이를테면 소심, 복륜, 주 금화 등은 각기 일 예(一藝)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품종들이 한 개체에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면 이 예 품(二藝品)이 된다. 그러나 복 륜 이나 호반에서 그 꽃에 같은 무늬가 나타났다 하여 꽃과 잎의 무늬를 합쳐 이 예라 하지는 않는다. 이는 꽃에 나타나는 무늬는 잎에 나타나는 무늬와 같은 발현이기 때문이다. 또 예를 추가하면서 그 수에 따라 몇 예 품이라 할 수 있지만 사실 삼 예 품을 찾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다 예 품이라 부른다.

지상 명명 품인 태극선은 화판 가장자리로 녹을 걸치며 피는 호화로서 일 예를 , 또한 주 금색이 호에 첨가되어 이 예 품이 되는 복색화이다. 이처럼 예의 개념은 난을 보는 새로운 개념으로 감식안을 높이고 난의 격에 맞는 우열을 세울 수 있어 유용한 용어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예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품종의 난에 한해서 부여할 수 있는 것이지 난에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라 할 수 있는 서()나 산 반 화를 피우지 못하는 산 반의 경우는 예를 부여하지 못한다. 또한 난이 자라면서 잎에서 변화를 보이는데, 이러한 변화 과정에 있는 모든 현상을 합쳐 몇 예니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한국 춘란 원예화와의 단계는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사실 위에서 개발의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는 오랜 재배 경험이 필요하고 감식안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우리 난 계가 희귀한 품종을 찾는 데만 관심이 치우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품종도 좋지만 우수한 품종을 찾고 배양에 노력하고 증식에 힘써야 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또한 원예적 가치를 지니는 원예 품종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변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난 용어를 품종에 부여할 수 있는 품종 명으로 오인하는 것 등이다. 이 점은 특히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유향 종

 

한국 춘란이 원예화된 배양 역사는 짧지만, 그 동안 발견된 품종은 놀랄 만하다. 특히 중국 춘란과는 달리 향기가 미미하다고 알려진 한국 춘란에서 중국 춘란에 버금가는, 오히려 낫다고도 인정받는 난이 발견되어 재배되고 있다.

향이 좋다 하여 유향종이라 불리는 이 종의 발견 사실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예부터 동양 란 의 세 가지 요건이라 하면 잎과 꽃과 향기라 말하여져 왔다. 사시사철 푸르고 광택 있는 우아한 잎과 화려하지는 않으나 고상한 아름다움을 주는 꽃의 자태와 신비의 향기는

난을 아취(雅趣)가 넘치는 식물로 격상시키면서 감상해 오는 비결이 되었다.

특히 난의 향기는 어떤 꽃도 따를 수 없는 훌륭한 것으로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란이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다(與善人居如人芝蘭之室)' 라든지 '방향천리(芳香千里)에 흐른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은은하고 널리 퍼지는 깊은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난이 있는 방에 들어가면 난향을 맡게 된다. 그 방에 오래 있으면 난향을 의식하지 못하게 되겠지만 몸에 배어들어서 결국 난향이 풍길 것이다. 난의 향기는 이처럼 스스로 드러내지 않아도 은근히 파고드는 매력이 일품이다.

양란의 경우는 대개 꽃이 크고 화려한 색체를 가지고 있는 반면 향기가 없고, 석 곡이나 풍란과 같이 꽃이 작고 꽃 빛깔도 뚜렷하지 못한 난에는 향기가 있다. 이런 연유로 동양 란 은 꽃이 화려한 편이 못 되어 향기로 곤충을 불러 들이는지도 모른다.

한국 춘란 가운데에서 청 향이 나는 유향 종은 제주도 한라산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한국 한란 동자 묘와 같이 자생하고 있고 거치가 생기지 않은 어린 싹일 때는 한란과의 구별이 어렵다.

잎 자태가 한란과 흡사한 점이 많으며 대옆 성으로 비교적 넓고 윤기가 나며 잎 선이 특히 아름답다. 꽃도 보통 춘란과는 자태가 다른데 대륜의 낙 견으로 대부분 청 화 이고 꽃잎이 좀 갸름하면서 잎 끝이 뾰족한 것이 많다. 대체로 꽃잎의 기부에는 어두운 붉은 보라색 선이 있고 꽃받침의 폭이 좁으며, 순 판은 뒤로 말리고 2개의 붉은 보라색 선이 나타나는 것이 많이 있다.

광엽에서부터 세엽 까지 발견되는 등 화형과 잎 자태가 다양한 유향종이 발견되고 있다.

 

유향 종은 확실히 정립된 품종이라고 할 수 없으나 계속하여 여러 품종이 발견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므로 유향 종은 앞으로 한국 춘란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경 구화(一莖九華)


예부터 '동방 무진 란' (東方無眞蘭)이라 하여 우리나라에는 향이 좋은 난이 없다는 뜻으로 쓰여 왔다. 그렇지만 한란이 있고 근래에는 유 향 종 춘란이 소량 발견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대부의 기상이라 할 만큼 청 향이 고고하고 꽃대 하나에 꽃이 여러 개 달리는 품종인 일경 구화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은 없었다.

난의 참 의미는 향에서 시작된다. 2500년 전에 공자가 그러했고 우리 선인들이 그러했듯이 난은 그렇게 회자되어 왔다. 그래서 중국 일경 구화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는 움츠러들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진도와 해남에서 난향이 그윽하고 꽃대 1개에 여러 개의 꽃이 피는 일경 구화가 많이 발견되어 배양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또한 일경 구화에도 여러 가지 품종이 나와 다양성을 보여 난 문화 국으로서 자랑스럽게 외국에 내놓을 수도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