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중국란을 아십니까?
북경시내에
있는 紫禁城(천안문)내의 국립박물관에 들러 보면 중국의
찬란한 문화 유산을 접할 수 있습니다. 석기시대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역대 왕조별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유물도 그 나름대로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중국의
유물을 접하게 되면 우선 그 규모면에서 입을 벌리게 됩니다. 또 도저히 손으로 만들어 낸 것으로 믿기
힘든 정교함에 놀라게 됩니다. 이러한 정교함은 머라카락 한 올에
50자의 한시를 새겨 넣고, 한톨의 쌀알에 역시 한시를 새겨 넣는 손재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정교한 손재주를 지닌 중국인이라면 만들어 내지 못할 물건이 없을
것입니다.
이런 손재주를 이용하여 믿기 힘든 가짜 난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1.특정 꽃대를 민춘란에 붙여 가짜를 만듭니다. 이렇게 붙여도 전혀 화형이 흐트러 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붙일 수
있고, 어떻게 시들지 않냐고 의문을 지니실 수 있겠으나 이는 실제 상황입니다.
2.약물을 이용하여 30Cm 잎장을 3Cm로 만듭니다. 물론 라사지까지 잘 들었지요. 종로5가에서 중국란 단엽은 구입 않는 것이 가계에 보탬을
줍니다. 약물을 이용한 호피반 제조는 아주 순진한,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단엽개체는
risk가 좀 크다고 생각되며, 저의 기준으로는 퇴촉의 벌브를 살펴 배양 과정에서 더
자랄 것인지를 가늠해 봅니다.
3.구촉의 벌브를 발가 벗긴 난은 구입하지
말아야죠. 벌브가 통통하고, 엄청나게 튼튼한데도 잎장을
모두 제거한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신아만 쓸쓸히 남아 있는...)
병반 제거이거나 신아촉과는 다른 뭔가를 보여 주기 싫었겠지요. 구촉에 조그마한 무늬라도
남아 있다면 이를 떼어 낼 이유가 없습니다. 아주 좋은 판매 수단이 되겠지요. 떼어 낸 이유를 물으면 한결같이 신아의 세력을 위해서라고 애기합니다만,저의 경우 중투에 소심(민소심)꽃을 보고 샀는데(위와 같이 잎장제거) 분에 심자 마자 무너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퇴촉을 틔운 무지 2촉
만이 썰렁하게 남아 있습니다.
4.퇴촉의 벌브 크기가 균일하지 않고 전후 촉과 비교하여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면 경계해야죠. 도저히 살릴 수 없는 분주 실패작을 다른 개체에서 떼어 낸 벌브에 실로 꽤맨 후 흙을 발라 놓으면 속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산채촉에서 떼어 낸 벌브를 이용하기 때문에 산채품 위주로 구입하는 우리나라에
까지 흘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5.중국인은 응용기술이
뛰어납니다. 어떻게 배웠는지 한국의 약물 이용법(포르말린이라고 들었습니다)을 도입, 계승 발전시켜 색화,소심을 만들어 냅니다. 향기를 맡아 보면 알 수 있지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중국 호남성 일부지역에서 자생하는 무향종 개체가 있으며,
이러한 개체중에서 특히 역겨운,마치 ㄸ냄새와 비슷한 향을 내는 개체가 있어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6.엽예품도 붙여 만듭니다.
민춘란의 벌브에 중투 잎장을 붙여, 고가로 판매합니다.물론 이러한 개체가 한국까지 흘러 들어 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저의
경우 건실한 벌브4개에 붙어 있는 썩 좋은 중투를 구입하여 배양 보름만에 기부에서 잎 끝까지 동시에
말려 죽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연부나 병해는 아니었으며,
비쩍 마른(탈수 된) 이 기부에서 뚝 떨어
졌습니다. (구촉의 벌브는 입장을 제거한지 얼마 안돼 깨끗하고 건실한 뿌리 상태로는 말라 죽을 이유가
없었고, 더구나 설을 전후한 시점이니까 병해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7.물론 저희 난마을에는 배양종을 산채촉으로 구입하는 분은 안 계시겠지만, 대만과 인접한 광동성에는 대만의 배양기술이 많이 보급되어 있고,
특히 홍콩/대만의 위탁 재배 농장이 많이 들어 와 있어 보세란을 중심으로 한 번식기술이
우리에 못지 않습니다. 아둔하게 처음 저도 배양묘를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살기는 오래 살았습니다만, 올해가 명을 다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품종 구분을 잘 못해 엉뚱한 난을 고가로 구입하는 일이야 없겠지요. 가짜 꽃대에 여러 차례 속고서도 이것만은 진짜라고 굳게 믿었던 가짜 중국란을 보니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중국에서의 난값이
하늘 높는 줄 모르고 치 솟고 있습니다. 그나마 점점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갈 수록 값은 자꾸 오르겠지요.그래서 품종 좋고 믿을 수
있는 난이라면 나름대로 구입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중국에 확인한 난
가격입니다. 물론 NOGO전 가격이지만 저희가 관심을
지니는 고급 품종은 가격NEGO가 쉽지 않습니다.
중투:산채된 유묘
7만원-10만원 집에서 키운 상작(극황에 중압,잎장
4-5매,잎장 20Cm정도): 30만원/촉 사피/호피반:
7-15만원 주금소심:75만원 황화소심:45만원 홍화소심:150만원
한국에 반입되는 중국란은 이보다 훨씬 저렴할 것입니다. 난상에 의해 대량 구입이 이루어 지고, 산지에서 유통되기 전에
싹쓸이로 구입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가뜩이나 천대받는 한국에서 위의 가격으로 판다고 하면
미친ㄴ이라고 할테니 비쌀 수가 없지요.
IMF의 영향으로 난값이 많이 내려, 중국난을 들여다 파는 난상들도 수지 맞추기가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데도 중국의 난 산지에는 지금도 한국의 난상이 죽치고 있어 난을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몇번 거론했던 중국의 제 사부가 중국의 구정 휴가기간중에 운남을 다녀 왔다는군요. 거기서 한국 난상을 만났고, 산채품을 거의 싹쓸이 하다 싶이하여
결국 도홍화 세촉 만을 전리품으로 얻었다는군요 .또 한번 복건성 장평에 있는 난상에게 전화를 했는데
한국사람이 전화를 받는 바람에 기절할 뻔 했다고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중국난을 거둬
들이니 어설프게 중국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을 것 같군요.
다만, 호남성 등지에서 들여 온 난은 무향종으로써 자생난과 구분 지을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로
5가에서 솔직히 중국난이라고 하면서 판매를 하는 노점상들이야말로 난마을 회원님들처럼 마음을 비운 분일 것 같군요.
중국에서의 난 구입 길잡이
중국
여행 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분명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통역을 대동하여 난상을 찾아 나서게 되겠지요. 아래 지역을 찾아 가시면 됩니다. 요즘 난이 많이
나왔겠군요.
1. 북경지역 천안문에서 TAXI로
5-10분 거리에 꽃시장이 있습니다. "花鳥魚蟲 市場(화뇨위충 스창)"으로 불려 집니다.
여러 난상을 만나실 수 있으며, 좋은 개체는 눈에 띄지 않고 잡초들만 쌓여
있지요. 쓸만한 것은 머무는 여관 침대밑에 넣어 두고 잡초만 들고 나옵니다. 비싼 품종이 있느냐고 물으면 여관으로 안내합니다. 침침한 여관으로
이끌려 가면 대개의 사람(외국인)은 기분이
썰렁합니다. 겁이 많이 나지요. 혼자 난상을 따라 나서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2. 천진지역 호텔에서 10분 이내의 거리에 역시 "화조어충 시장'이 있습니다.
"甫鷄道 시장(빠오지따오 스창)"으로 불려
집니다. 거래금액은 북경과 비슷하고, 같은 난상이 북경과
천진을 오가며 임자를 찾고 있습니다.
3. 상해지역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역시 상해시내에 큰 꽃시장이 있습니다.
花鳥魚蟲市場을 찾으면 쉽게 안내 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유명) 북경이나 천진 보다는 가격이 많이 비싼 편입니다. 거래 방법은
북경지역과 같습니다.
4. 지방의
난 산지로는 福建城:
福州,厦門,章平,章州 (*注)章字 우측에
물수변이 붙는 章字임 浙江城:
杭州,紹興,溫州,廣東城: 佛山 기타: 湖北城
武漢, 湖南城 株州
위 지역에서 난이 많이
집하되고 있어 난상이나 난 재배지를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특히 호남/호북 지역은 지금까지 중국난계에서 버림 받는 지역으로 중국의 기준으로 좋은(명품) 개체가 없습니다.
중국란으로서는 결정적인 단점을(무향)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내 보다는 외지로 들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 대도시에도 이지역의 난상이 많이 눈에 뜨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새로 각광
받는 지역으로 변했겠지요. 지역 난문화 발전에 한국이 기여한 바가 작지 않았을 것입니다)
5. 남경,서안,광주,무한,혼명등 큰
도시에는 반드시 꽃시장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찾으면 난상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꽃시장에는 두 부류의 난상들이 존재합니다. 목이 좋은
곳에 있는 난상은 이미 그 시장에 뿌리를 내린, 무수히 많은 사람을 골탕 먹인 꾼일 가능성이
크고, NEGO에 관한 한 강시의 빰을 후려 친 귀신들입니다.
그리고 철저히 안면을 까는 철면피들입니다. 몇마디 흥정을 하다 보면 부르는 값 차가 워낙
크게 벌어집니다. 그들이 부르는대로 줄 것 같으면 한국의 자생란을 구입할 수도 있읍니다. 결국 흥정이 깨지게 됩니다.
안 팔겠다고 짐을 챙기는
상인의 속마음은 당연히 손님이 재차 NEGO해 오기를 기다리겠지요.
짐을 챙기는 시간내에 재NEGO가 들어 오지 않으면 진짜 가버립니다.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는 하시라도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지요.손님의 입장에서만 애가 타고... 그래서 쫓아 갑니다. 더 주겠다고... 너무 싸게 부른 것 같아 좀 더 주고 어렵게
구입하는 순간 마음이 뿌듯할 겁니다. 바로 그 순간이 바가지를 쓰는 순감임을 깨닫는다면 역시 가계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천진에서 함께 난을 구입한 분은 난력이 10여년으로 어느 정도 실정을 알고 있는 분입니다. 어느 날 그분
집에 가보니 거실에 한란 감중투 대여섯 촉이 놓여 있었습니다. 난을 가혹하게 키워 적응력을 갖도록
한다는 그분도 한여름의 높은 기온이 염려되어 그 한란중투만은 거실에 들여 놓은
것입니다.
며칠 후에 문제의 한란중투를 팔았던 난상이 전화를 걸어와 둘이 찾아
갔습니다. 같은 가보에서 분주해 놓은 한란중투가 더 있었습니다.
당연히 제가 구입을 했죠. 그런데 전에 구입한 난의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며칠전에 바가지를 씌운 사람을 앞에 두고 태연히 싼값에 판매를 하는 그 못된 난상 때문에 저의 사수 머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습니다. 정말 철면피 같은 사람들이지요.
더 열받는 사건은
한참 후에 일어 났습니다. 그토록 멋있던 한란중투가 한란이 아니었습니다. 봉란(건란의 변이종)개체였지요. 더 더욱 열받는 것은 그 후에도 그 못된 상인한테 계속 난을(가짜
또는 바가지) 구입했다는 것입니다. 죽어도 저놈한테 난
사지 말자고 맹세에 맹세를 거듭했는데, 전화 한통에 다시 쪼르르 달려 나가게 되는 것을 보면 미쳐도
단단히 미쳤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열이 오르지요)
이와 반대로 시장 바깥으로 밀려나 사람들 발길이 뜸한 곳에 좌판을 펴 논 상인에게 횡재할 물건을
찾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에 별로 다녀 보지 못한 농촌 촌놈입니다.
중투 있냐고 물으면 환한 표정으로 보따리를 뒤적거려 자신있게 복륜을 척 꺼내 듭니다.
(이런 촌놈일 수록 좋은 물건은 보따리에 들고 다닙니다)
"그거 말고 중투
없어요?" "...???..." "중투 없냐니까?" "어. 이게 중툰데....?" " ??? "
이런 순진한 친구를 만나면 최경부님처럼 그날은 횡재하는
날입니다. 거기에 난시세를 잘 모르는 진짜 촌놈을 만나면,
주섬 주섬 물건을 골라 사는 쪽에서 대충 가격을 정해 주는 정말 운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만나기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몇마디만 건네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당연히 말발로 상대를 제압해야 합니다. "중투는 한국에서 그냥 줘도
안키운다. 니나 키워라"
한국 사람을 상대로
하는 전문난상 앞에서는 좋아 보이는 물건을 옆으로 슬쩍 밀어 놓고 짐짓 모르는 척 해도 소용 없습니다.
이미 한국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값은 어느 정도인지 꿰뚫어 보고 있습니다. 차라리 중투를 보면 병든 난이라고 박박 우기거나, 값을 부르면 너
미쳤냐는 표정을 지으면서 미친 척 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아예 상대를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이것 저것 집어 들고 값을 물어 보면 대답을 잘 않거나 그건 비싸서 당신 같은 사람은
구입할 수 없다는 핀잔을 듣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팔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적정한 이윤을 취하는
선에서 값을 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난을 구입할 경우 이사람 저사람 거치는 것
보다는 한꺼번에 여러 품종을 골라 각각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 보다는 한국처럼 뭉뚱거려 얼마라는 식으로 구입하는 것이 그나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에서 난상의 이윤과 유통 비용을 고려하면 산지 구입가는
판매가의 50%를 넘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전문난상 만큼은
싸게 구입할 수 없겠지만 한국의 유통가격보다 비싸게 사면 배 이상의 바가지를 쓰는 것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중국인과의 상술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채용되고 있는 방법이 각각 50%씩
손해를 보자는 절충 방법이고, 어느 자리에서나 통용됩니다.
양쪽 의견이 팽팽할 경우 담판(협상)의 최종
결과는 거의 대부분 반반씩 나눈 결과로 귀결됩니다.
이윤에 이윤을 더하고 마지막에 50%를 또 감안하여 부르는 값은 적정선의 6,70%이상 높은 값이라고 보시면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값을 깎자고 하면 백이면 백사람이 얼마면 사겠냐고 공을 구매자에게 넘깁니다. 대개의 한국 사람들이 여기에서 많이 약해 지지요. 100을
부르면 10을 요구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10이 틀려 다시 조금 더 조정할 수는 있어도 높게 부른 값을 낮추는 것은 불가하기 때문에, 철저히 그리고 잔인하게 값을
후려 쳐야 그나마 좀 깍을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난이나 기타 물건을 구입했을 경우 값
속에는 반드시 일정 부분의 바가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시면 틀림이 없습니다. 손해 봤다는 상인의
얘기는 절대적으로 100% 가짭니다. 물건 값을 깍고 또 깍아 죽어도 바가지가 아니라고 확신을 했는데, 주위에서 똑같은 물건을 반값에 구입한 것을 보고 돌아 버리는 일들이 너무 많아 물건 사기가 겁나는 곳이
중국입니다. 글:한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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